■ 중소기업 첫 자율주행車 임시 운행 허가받은 대구 스타트업 ‘<주>소네트’

미래자동차 산업의 최전선에 서 있는 손준우 <주>소네트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에 따른 교통체계와 법·제도 보완 등에 대한 고민이 최우선이다. 산업 발전에 있어서 휴머니티를 잃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업 전반에서 ‘제4차’라는 이름의 혁명이 현실화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 쪽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새로운 미래 자동차의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이에 따른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지만 대기업에 쏠려 있는 편이다. 개발에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거액을 투자해 장기적으로 밀어줄 만한 자금력과 뚝심을 가진 벤처캐피탈도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있지만 정부로부터 자율주행 임시운행을 허가받은 곳은 없었다. 대기업과 연구기관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졌던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대구의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 임시운행을 허가받아 최근 화제가 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원 출신이 설립한 스타트업 <주>소네트다.

DGIST 책임연구원 손준우 대표
10년간 車 전자시스템 연구 매진

작년 獨엑스포 참여 후 창업 결정
8개월 만에 임시운행 허가 받아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AI 탑재
시험주행 통해 표준기반 제작

당장 고수익 내기보다는
인지도 확대·기술력 제고가 우선

지방에선 개발자 구하기 ‘별따기’


◆작년 10월 설립…자율주행 기술 개발

소네트는 DGIST 책임연구원인 손준우 대표(47)가 지난해 10월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 업체가 화제가 된 이유는 대기업과 학계 위주였던 우리나라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저변이 중소기업에 확대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민간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2월 임시운행 허가제를 도입한 이래 현재 국내에서 임시운행을 허가받고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는 현대자동차·삼성전자 등 대기업 29대, 서울대·카이스트 등 연구기관 15대가 전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타트업의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DGIST에서 자율주행 연구를 이끌어온 손 대표 덕분이다. 그는 DGIST 창업 1호 연구원이다.

손 대표는 26세이던 1996년에 자동차산업에 뛰어들었다. 대우자동차의 계열사인 대우정밀기술연구소에서 10년 동안 자동차 전자시스템에 대해 연구했다. 에어백 컨트롤 등 안전장치를 비롯해 차량 통신 관련 업무를 맡은 특성을 살려 2005년 DGIST로 이직했다. 처음에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을 하다가 2014년 책임연구원으로 ‘운전자 상태 기반 파트너십 드라이빙을 위한 Interactive Semi-Autonomous Vehicle(iSAVE) 개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던 해였다. 구글이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한 것이 2009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늦은 출발이었다.

손 대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인 주행 자동차 ‘KARV-1호(1992년 11월11일)’를 개발한 한민홍 전 고려대 산업공학과 교수를 초빙석좌연구원으로 모시고 체계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해외 박람회에 참가하고 자율주행 연구 개발에 앞서나간 해외 기업 관계자들과 기술 교류를 하면서 저변을 넓혀나갔다. 

개발 속도도 빨랐다. 2014년 1월 자율주행 프로젝트에 착수해 그해 11월에 자율주행차 고속주회로 시험에 성공했다.

하지만 자율주행이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옛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을 받아 3개년 사업을 시작했는데 2차연도에서 예산이 통째로 삭감됐다. 중앙부처에서 자율주행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생겨난 문제였다. 그는 담당 공무원을 직접 찾아가 설득한 끝에 예산을 복구했다.

◆상용화에 앞서 제도적 보완 필요

손 대표가 자율주행 관련 업체를 창업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지난해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자율주행 관련 엑스포에 참가했다 외국계 기업의 요청으로 자율주행 교육 키트를 선보였는데 큰 관심을 받았다. 손 대표는 그때 자신의 연구가 사업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 그가 개발한 자율주행 교육 키트는 자율주행을 가상현실처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 실제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알려진 것보다 낮다는 점도 한몫했다. 자율주행 선두 기업을 견학해 본 결과 대부분 겨우 기술 개발 전담팀을 꾸리는 정도의 출발선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언론에서 비쳐지는 것보다 낮은 편이다. 후발주자라도 자율주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는 사업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 10월 DGIST로부터 자율주행 관련 연구원 창업 기업 설립 승인을 받아 소네트를 설립하고 창업한 지 8개월 만에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다. 소네트의 강점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네트의 인공지능은 카메라를 통해 입력된 영상을 처리해 차량을 제어하고,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차선을 인식한다. 소네트는 이번 임시운행을 통해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는 자율주행 표준 기반(플랫폼)을 제작하고,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자율주행 키트(시스템 일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소네트는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 자율주행 키트 개발 의뢰가 들어왔고, 해외에서도 자율주행 솔루션 제안이 들어온 상태다. 

손 대표는 “당장 큰 수익을 내기보다는 인지도를 넓히고 기술력을 다지는 게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선 개발자들이 필요한데 지방에서는 개발자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앞으로 5년 내 제한된 지역에서 자율주행차량이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는 등 부분적으로 개입해야 하지만 일정 조건에선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3 수준의 차는 곧 출시할 것이고 운전자가 책을 읽거나 다른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완전 자율주행차도 머지않아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우려점도 있다. 자율주행기술 개발 속도에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는 등 부분적으로 개입해야 하지만 일정 조건에선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3 수준의 차는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책임 소재를 누구에게 묻느냐는 문제가 나라별로 다르다. 자율주행차가 대세가 되고 나면 교통 인프라는 근본적인 재편 과정을 겪을 것이다. 자율주행차 개발에서 새로운 교통체계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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